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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2연패 그리고 말과 말

category 즐기는 것들/2017 WBC 2017. 3. 8. 11:53

아침부터 야구 얘기로 떠들썩 합니다.

아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이기에 그 충격은 더 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이번 2017 WBC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1라운드 경기였기에 더욱 의미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죠.

실제 경기가 열리는 서울의 고척 스카이돔에 많은 야구 팬들이 찾아와 올해 처음 정식 야구 경기를 보는 즐거움에 잔뜩 고조되어 있는 분위기 였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을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겁니다.

국내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국민들의 뜨거운 함성과 응원.

한마디로 잘 갖춰진 무대 위에서 잘 뛰어 놀면 되는 것이죠. 선수들은 경기로 보여주는 것, 바로 그겁니다.

끝까지 공을 쳐다보며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히고, 한 베이스 더 진루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죽어라 달리는 정신적인 투혼.

간혹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덕아웃이 침체되어 있다면 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남다른 희생. 

우리가 너무 많은걸 바랬나요?


 어찌됐건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아니 2라운드 탈락이라고 봐야 겠죠.

혹자는 이같은 결과를 두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 간절함이 없다', '배가 고파야 한다' 고 역설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경기를 보는 내내 저도 느꼇거든요. 

그 이전 국가라는 명예를 걸고 똘똘뭉쳐 싸웠던 태극전사들의 투지와 기백이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모 감독의 한마디가 제일 가슴에 와 닿습니다. '한국 야구는 위기다.'


- 네델란드전 패배 이후에 나왔던 말과 말


【패장 김인식 감독의 말】 네델란드에 투타 모두 밀렸다. 실력 차이가 분명히 났다. 중심 타선에 해외파 선수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많이 보고 느끼기를 바란다. 


【승장 헨슬리 뮬렌 감독의 말】 야구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할 일을 하면서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투수들이 잘 막아줬고 타선도 5점이나 뽑을 만큼 잘 했다.


【또 5대 0 악몽이라니.】  2013년 대회에서도 한국에 0대 5 패배를 안기며 4강까지 갔던 네델란드팀이 이번에도 똑같은 스코어를 재현하자.


【공 하나에 사력 다했다.】 네델란드팀의 선발 투수인 밴덴헐크 선수가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잘 막아낸 후 경기 소감.


【감독의 믿음 저버리다.】 첫날 3, 4번이 제 역할을 못했음에도 타순변경 없이 그대로 갔지만 결과는 다시 침묵하면서 김인식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최대 문제는 투혼 실종】 뒤지고 있는 마당에 웃음을 짓거나 장난스럽게 거수 경례를 하는 일부 선수들을 가리키며.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 중요한 순간 나오는 병살타와 무기력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경기를 중계했던 JTBC 박찬호 해설위원의 말.


【우물안 개구리 WBC에 참가한 12명의 타자가 지난 시즌 3할 이상을 기록했지만 막상 경기에서는 19이닝 동안 1득점을 얻었다고.   


【경우의 수는 더이상 의미없다.】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수치상 가능성을 살아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다는 의미에서.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라.】 9일 있을 대만전 마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세계적인 수치이며, 최소한 1승이라도 따내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된다며. 


 당초 한국에서 'WBC 축제를 즐겨보자.' 라고 계획했지만 이제 남의 축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들 만큼 대표팀 선수들도 상심이 크겠지만 사력을 다해 마지막 경기에 임해 주길 바랍니다.

그 1승의 의미가 단지 야구 경기로써가 아닌 또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일이 될지도 모르니까요.